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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피공룡❤️
[초보등산/천왕봉일출] 지리산 천왕봉 코스 with 장터목대피소 본문
오랜만에 아빠를 만났다.
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잘 안하고 지내서
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.
.
.
오래전부터 등산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아빠.
'여유가 있을 때 효도하자!' 라는 생각으로
그렇게 지리산 등산이 시작되었다...
우리가 선택한 지리산 코스는
[중산리 - 장터목(1박) - 천왕봉(일출) - 중산리]
1박 2일 코스
.
.
9시간 코스이지만
무릎이 약한 아빠와 저질체력 딸래미는
다른 사람들보다 2배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
시간에 구애받지 않고
천천히 여유롭게 등산하기로 했다.
지도로 보면 삼각형 모양이다.
천왕봉으로 가는 최단거리인만큼
경사가 매우 가파름.
.
.
중산리에서 장터목까지 올라간 후 하룻밤 자고,
새벽에 출발해 천왕봉 일출을 볼 계획!
*지리산 탐방코스 알아보기
중산리주차장에 주차 후 등산 추울발~~~!!!
(*주차비 하루 5,000원)
나의 효심은 그리 깊지 않은가보다..
시작도 전에 집가고싶음.
흔들지마시오라고 써있지만
괜히 흔들고 싶어지는건 나뿐인가..ㅎ
1km 정도 걸었을 때 쯤 갈림길이 나왔다.
(돌아가는 선택은 나에게 없는 것인가)
.
.
애써 웃으며 장터목대피소 화살표를 따라갔다.
귀...귀여워...
평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파른 코스에
등산 한시간만에 지쳐버림..
계곡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.
.
.
이 맛에 등산하지~_~
빨리가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
천천히 걸으니 여기저기 볼거리가 많다.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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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저기 앙증맞은 미니 돌탑들이 쌓여있는 길.
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겨우겨우 올라갔다.
.
.
그때 너무나 반가운 표지판ㅠㅠㅠㅠㅠ
0.5km 아잣!!!
드..드디어 도착!!!ㅠㅠㅠㅜ
산행 6시간만에 드디어!!
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였다ㅠㅠ
(프로등산러들은 2-3시간안에 가능)
.
.
근데..뭔가 으스스해보이기도 하고...
저 계단이 내일 새벽 천왕봉으로 가는 길...!
장터목~천왕봉 방향 산행가능시간은
하절기(4~10월) 03:00~16:00
동절기(11~3월) 04:00~15:00
*그 외 다른코스 입산시간은
홈페이지 참조
http://www.knps.or.kr/portal/main/contents.do?menuNo=8000198
식수대는 저~어어어 계단 아래 있기때문에
한번에 많이 가져오는게 좋다.
저기만 왔다갔다해도 숨이가쁨..
.
.
이 저질체력...
헥헥
산에서 나와 다시 산으로 들어가는 물인만큼
치약이나 세제 사용은 삼가하라고 써있지만
나 하나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
열심히 치약으로 양치질 하는 사람들이 있다.
.
.
하루정도는 치실을 사용하거나
물로 깨끗히 칫솔질해도 이 안상함!
세수도 물로 빡빡!
취사장에는 저 테이블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.
취사도구와 불은 집에서 챙겨오고,
식수는 아까 저 계단 밑에서 퍼와야한다.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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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이라 대부분 이 곳 대신 밖에서 먹었지만
바람이 많이 불거나 추운 겨울에는 아마 북적북적하겠지
가장 중요한 건 샤워실이 없다는 것..ㅠㅠ
온 몸이 땀에 쩔어 옷에 염전까지 생겼는데
정작 물로 씻을 곳이 없어
바람에 땀들을 흘려보냈다...
.
.
여름이라고 해도 저녁의 산속은 썰렁하니
마른 옷이랑 갈아입을 속옷은 필수!
조선시대에 시천면 사람들과 마천면 사람들이
이곳에서 장터를 열어 물건을 교환하여
'장터목'이라고 유래되었다고 한다.
.
.
그냥 올라오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
그 무거운 짐들을 짊어지고 올라오다니..
참으로 대단...
산장매점에서 뜨뜻한 캔커피하나사서 마시니
피로가 싸악 풀리는 듯 했다.
.
.
진정한 커피 맛집은 지리산 캔커피..💕
저녁 먹기 이른시간이지만(오후 4시경)
배도 고프고 새벽산행을 위해서는 일찍자야하기 때문에
이른저녁을 먹었다.
열심히 이고 지고간 라면과 고기를
드디어 꺼내는 시간이다..!
하악...
순삭 클리어!!!
남은 음식물 찌거기는 잔반통에,
설거지는 물대신 휴지로 쓱쓱 닦고,
쓰레기는 잘 모아서 도로 가방에 넣으면
끝!
자리배정 및 담요대여, 물품구입은
매점에서 가능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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캔커피 최고...ㅠㅠ
제발 이 맛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길ㅠㅠ
자리배정은 6시부터 가능하다.
하지만 빨리간다고
딱히 좋은 자리를 얻는 것도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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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피소 하루 숙박금액
시설에 비하면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님..
(담요는 별도 2000원 추가)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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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대피소 사전예약 필수! (현장이용불가)
https://reservation.knps.or.kr/main.action
남자는 2호실, 여자는 1호실을 배정해준다.
콘센트를 찾다 찾다 못찾았는데 입구에 있었네
너무나 먼 것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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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간 내가 독서실을 왔나 착각했다.
독서실도 이거보단 넓은데...
내 자리는 저 가운데
옆사람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...
.
.
여자방이라고는 하지만
아저씨들도 자꾸 들락날락 거리고,
옆사람 숨소리도 들릴만큼 가까운 거리에다,
밤새 속닥거리는 소리,
결국 밤새 잠을 설쳤다..
3시 반에 시작한 새벽산행.
손전등 하나없이 달빛에 의지한 채 산을 올랐다.
물론 핸드폰 플래시도 있지만
그냥 그 시간에만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달빛이 좋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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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걱정했지만
불이 없을 때 더 잘보이는 것도 많다.
(물론 천천히 등산하면 다칠 일도 없다.)
일출 예정 시간은 5시 54분.
한라산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
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
바로 그 천왕봉 일출...!!!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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긴팔에 셔츠에 바람막이까지 걸치고
긴바지까지 입었는데도 추위에 덜덜 떨었다.
여름이라도 산 속의 온도변화는 예측할 수 없다.
난 아직 덕을 못쌓았나 봐...
거의 한시간을 기다렸지만
구름에서 나올 생각을 안하는 해ㅠㅠ..
해야...ㅠ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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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교훈 : 덕을 많이 쌓자)
일출은 못봤지만
구름으로 덮힌 지리산의 풍경또한..
형용불가.
(어휘력 딸림)
내가 등산하느라 너무 힘이 들어서
잠시 저 세상에 왔나
하고 멍하니 보게 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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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아직 살아있쥬?
해는 떴지만 끝까지 구름에서 나올 생각을 안함.
'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'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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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인증샷 한장 찍고 하산!
찬바람을 오래맞아서인지, 다리에 힘이 풀려서인지
하산하는 시간이 더 오래걸렸다...
심지어 내려가면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인사했는데
몇 시간 뒤 그 사람들이 먼저 내려가고 있었다는...
허허..
그렇게 힘겨웠던 초보등산러의 1박 2일 지리산 등산!
해발 1915m, 천왕봉 클리어!!!
얏호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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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시 지리산종주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나...
반성해...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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